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천여 년 전에 만들어진 지붕 장식 기와인 치미(鴟尾)에 대한 전시를 개최한다. 치미는 중요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양끝을 장엄했던 대형 기와로 건물을 보호하고 지붕을 화려하게 장식할 뿐만 아니라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僻邪)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치미” 전시는 오는 5월 21일부터 열린다.

체이스 F. 로빈슨 데임 질리언 새클러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박물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동양의 건축을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설명하면서 “비록 전통 건축의 한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이지만 한국의 사례를 통해 관람객이 동아시아 건축의 재료와 기술 그리고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처럼 웅장함과 위엄을 갖춘 치미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전통 건축에서 기와 지붕이 얼마나 중요한 구성 요소인가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가마에서 구워 만든 기와는 지붕을 덮는 마감재로 침수를 방지하고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한 목조 부재의 부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 기원한 이러한 건축 전통은 4세기경 한반도에 전래되었고 이후 동아시아 전역에서 유사한 건축 기술이 종교적 건물과 세속적 건물에 모두 사용되었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는 이 전시는 건축 부재와 구조 원리를 통해 목조 건축의 구성 요소인 기와 지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고대 무늬 벽돌에 묘사된 건물 표현과 건물지를 복원한 건축 모형을 통해 삼국과 통일신라시대의 사찰과 궁궐터에 출토된 치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전시 큐레이터인 J. 키스 윌슨은 “치미를 비롯한 기와는 발굴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지만 건물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다”면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문화재는 사찰과 궁궐터에서 출토되어 수리와 복원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지금은 전하지 않는 한국 고대 건축 전통의 아름다움과 공법 그리고 그 규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한국 고대 건축의 맥락(Ancient Korean Architecture in Context)”이라는 주제로 2022년 7월 26일 웨비나를 개회한다. 이 학술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의 학자 4명을 초청하여 한국의 고대 건축과 삼국과 통일신라시대의 기와에 대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웨비나를 통해 치미의 제작기법과 보존처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치미”는 단기 및 장기 전시를 위해 새단장한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첫 장기 전시인  “고대 예맨: 향, 미술 그리고 교역”은 오는  6월 25일 열릴 예정이다. 이어서 2023년 초에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히말라야의 앎의 미술 ”의 개막과 함께 전시실의 모든 공간이 채워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 관련 보도 자료 이미지는 이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과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두 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또 다른 협업의 일환이며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소개

프리어새클러미술관은 스미스소니언 산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으로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에 위치하고 있다. 신석기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약 4만5천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한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은 뛰어난 미술품을 보존하고 전시하며 연구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은 중국과 일본, 한국,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고대 근동 그리고 이슬람 문화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을 아우른다. 또한 프리어미술관은 19세기 미국 미술품 상당량을 소장하고 있으며, 널리 알려진 공작의 방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큰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컬렉션을 자랑한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은 전시와 출판, 보존, 연구, 그리고 교육과 같은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아시아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